
음식점 폐업 철거가 같은 면적의 사무실보다 오래 걸리는 이유는 대부분 주방에 있습니다. 홀은 집기만 빠지면 금세 비는데 왜 주방에서 며칠이 더 나가느냐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주방에는 후드와 덕트, 급배기 배관, 그리스트랩, 방수층처럼 건물 설비에 물려 있는 것들이 모여 있고, 해체 순서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순서를 건너뛰면 냄새가 위층으로 올라가거나 배수가 역류해, 철거가 끝난 뒤에 다시 사람을 부르게 됩니다. 그래서 음식점 견적에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홀이 아니라 주방 쪽 배관과 덕트가 어디로 이어지는지입니다.
홀보다 주방에서 시간이 갈립니다
같은 평수라도 홀 철거와 주방 철거는 걸리는 시간이 다릅니다. 홀은 테이블과 의자, 간판, 벽 마감 정도라 인력과 차량 일정만 맞으면 하루 안에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주방은 스테인리스 작업대와 화구, 냉장 설비 같은 집기를 빼는 데서 일이 끝나지 않습니다.
집기를 들어내고 나면 가려져 있던 설비가 드러납니다. 가스 배관, 급수와 급탕 배관, 배수 트렌치, 방수층, 천장으로 올라간 덕트가 그것입니다. 이 가운데 가스는 도시가스사나 자격을 갖춘 시공자의 차단과 해체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고, 그 일정이 하루 이틀을 잡아먹기도 합니다. 철거 계획에 이 대기 시간을 넣지 않으면 명도일이 밀립니다.
그래서 음식점 견적은 면적만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주방이 몇 평인지, 덕트가 몇 미터인지, 그리스트랩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투입 인원과 날짜가 달라집니다. 저희가 내부 철거와 폐기물 처리 범위를 항목별로 나눠 적어 드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주방 항목이 총액에 묻히면 나중에 무엇 때문에 늘었는지 설명할 수 없습니다.
후드와 덕트는 어디까지 뜯어야 하는가
덕트는 매장 안 구간까지 철거하고 공용부로 올라간 구간은 남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관행이 계약서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후드와 덕트는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이라 원상복구 대상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옥상까지 뽑아 올린 배기 덕트는 건물 구조물에 고정돼 있어 임의로 손대면 옥상 방수층까지 건드리게 됩니다.
다툼이 생기는 지점은 대개 세 곳입니다. 천장 속 수평 덕트, 벽을 뚫고 나간 관통부, 옥상이나 외벽의 배기구입니다. 앞의 둘은 철거하고 관통부는 메우는 것으로 정리되는 편이지만, 옥상 배기구는 다음 임차인이 그대로 쓰는 경우가 있어 남겨 달라는 임대인도 있습니다. 철거 전에 어디까지 뜯을지 사진이나 도면에 표시해 두고 임대인과 함께 확인하십시오.
관통부를 메우는 일은 잊기 쉽습니다. 덕트만 뽑고 벽에 구멍을 남겨 두면 원상복구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지적받을 수 있으니, 관통부 마감이 범위에 들어가는지 계약서 조항을 확인하십시오. 원상복구 범위와 보증금이 어디서 갈리는지 정리한 글에 이런 마무리 항목들을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그리스트랩과 배수 배관에서 생기는 다툼
그리스트랩은 뜯어 내는 대상이 아니라 비우고 청소해 넘기는 대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건물 바닥에 매립된 형태라면 임차인이 설치한 것이 아니어서 철거할 이유가 없고, 뜯으면 오히려 바닥 배수 전체를 다시 손봐야 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상태입니다. 몇 년 쌓인 유지가 굳어 있으면 다음 임차인이 그대로 쓸 수 없고 명도 검수에서 지적받습니다. 내부 침전물은 음식물성 찌꺼기와 폐유가 섞인 것이라 일반 건설폐기물과 같은 경로로 버릴 수 없습니다. 처리 방식과 비용은 현장을 보고 정해야 합니다.
배수 배관도 사정이 같습니다. 트렌치 안에 굳은 기름이 남으면 냄새가 가시지 않고, 그 냄새를 두고 임대인과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철거 당일에 고압 세척으로 한 번 밀어 내는 편이 나중에 다시 부르는 것보다 낫습니다.
유분이 밴 마감은 철거가 아니라 복구 문제입니다
주방 벽과 천장에 밴 기름은 철거로 해결되지 않고 복구 공정으로 넘어갑니다. 타일이나 스테인리스 판을 떼어 내면 그 뒤의 시멘트 면과 석고보드에 이미 유분이 스며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상태에서 곧바로 페인트를 올리면 며칠 뒤 얼룩이 배어 나옵니다. 탈지제로 닦고 차단 프라이머를 올린 다음 도장하는 순서를 지켜야 하는데, 이 세 단계는 철거 견적이 아니라 복구 견적에 들어갑니다. 견적서에 원상복구 일식이라고만 적혀 있으면 누가 어디까지 부담하는지 흐려집니다.
바닥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방 바닥에는 방수와 논슬립 마감이 겹쳐 있어 마감을 걷어 내면 방수층이 드러나거나 함께 손상됩니다. 방수를 다시 할지는 계약서와 입주 당시 사진으로 판단할 문제입니다. 음식점 원상복구가 어디까지인지 먼저 확인하고 나서 철거 범위를 정하는 순서가 맞습니다.
계약서에 주방 설비가 어떻게 적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주방 철거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현장이 아니라 계약서입니다. 임대차계약서와 특약, 입주 당시 사진, 인테리어 공사 도면 세 가지를 먼저 꺼내 보십시오.
확인할 문장은 몇 개 되지 않습니다. 후드와 덕트를 임차인이 설치했다고 적혀 있는지, 원상복구 기준 시점이 최초 준공 상태인지 입주 당시 상태인지, 그리스트랩이나 바닥 방수처럼 건물에 매립된 설비를 제외한다는 문구가 있는지입니다. 해석이 갈리는 조항은 저희가 판단할 수 없으니 계약서 조항을 임대인과 확인하시고, 다툼이 예상되면 법률 상담을 받으십시오.
현장 사정만 정리해 주시면 무엇을 뜯고 무엇을 남길지 도면 없이도 통화로 좁혀 드릴 수 있습니다. 010-5647-4577로 매장 면적과 주방 위치, 덕트가 어디로 나가는지 알려 주시면 됩니다.
Q. 덕트를 남겨 두고 나가도 되나요?
A. 임대인과 합의한 경우에만 남길 수 있습니다. 후드와 덕트가 임차인 설치물로 계약서에 적혀 있으면 원상복구 대상이라 그대로 두고 나가면 보증금에서 공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음 임차인도 음식점이라면 남겨 달라고 하는 임대인도 있으니, 철거 전에 남길 구간과 뜯을 구간을 사진으로 표시해 서로 확인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주방 바닥 방수까지 복구해야 하나요?
A. 방수층을 훼손했을 때 복구 의무가 생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마감재만 걷어 내고 그 아래 방수층이 온전하다면 다시 시공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마감을 뜯는 과정에서 방수층이 함께 찢기는 경우가 있어 철거 중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최종 판단은 계약서의 원상복구 기준 시점과 입주 당시 사진에 따르므로 그 두 가지를 임대인과 함께 확인하십시오.
Q. 후드를 중고로 팔 수 있나요?
A. 팔 수 있지만 철거 일정보다 먼저 정해야 합니다. 후드와 냉장 설비는 중고 수요가 있는 편이고, 매입업체가 직접 떼어 가면 그만큼 철거 물량과 폐기물이 줄어듭니다. 다만 매입이 성사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철거로 돌려야 하므로 철거 당일까지 결정을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판매 대금이 발생하면 세금 처리는 세무사나 관할 세무서에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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